글쓰기의 쓸모

손현, 『글쓰기의 쓸모』, 북스톤

보통명사를 제목으로 쓰는 일은 지양하는 편이 좋겠어요

보통명사를 제목으로 쓰는 일은 지양하는 편이 좋겠어요. 어떤 글이든 마찬가지겠지만 공모전에서 제목은 중요합니다. 한데 ‘농담’이나 ‘미인’ 같은 단순하고 평범한 보통명사를 제목으로 출품하는 경우가 많더군요. 밀란 쿤데라 같은 대가쯤 되면 이런 제목도 얼마든지 심오해 보이겠지만, 공모전에서는 마이너스 요인입니다. 어떻게든 읽는 이가 궁금증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해요.

_매거진 〈B〉 편집부 × 브런치팀, “공모전에 도전하는 신인 작가를 향한 당부 : 김홍민 에디터가 함께 만든 당신의 책”, 〈10인의 에디터에게 묻다〉, 브런치

콘텐츠가 왕이다 vs 콘텐츠는 왕이 아니다

1996년 빌 게이츠는 일찍이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인터넷은 둘째치고 가정용 PC가 이제 막 보급되던 때였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웹사이트에 쓴 에세이 ‘콘텐츠가 왕이다Content is King’를 통해 콘텐츠를 본 만큼 값을 지불하는 시스템을 예견했고, 앞으로의 인터넷은 ‘아이디어, 경험, 제품’, 즉 콘텐츠의 마켓으로서 더욱 번창할 것이라고 썼다. 25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보면 그의 예언은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다. 다만 구체적인 모습은 조금 달라졌다. 구독 경제가 발전하면서 콘텐츠뿐 아니라 마켓(플랫폼)의 힘도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2017년 영국의 독립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스는 ‘콘텐츠는 왕이 아니다Content isn’t king’라는 글에서 ’이 시장은 양측에 플레이어가 너무 많아 누구라도 우위를 점할 수 없는 다면 시장’이라고 적었다. 콘텐츠와 플랫폼, 플랫폼과 플랫폼 사이의 전쟁은 한동안 지속될 걸로 보인다.

유년의 기억, 사무친 순간, 꿈의 기록, 살아 있는 말

그는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사람을 위해 누구나 한 번쯤 써볼 법한 글감 네 개를 소개했다. 유년의 기억, 사무친 순간, 꿈의 기록 그리고 살아 있는 말이다. 그중 사무친 순간은 아픔, 상처, 고통, 슬픔, 우울 등 어둡고 부정적인 기억을 수반한다고 덧붙였다. 고수리는 강연 중에 이렇게 말했다. “직면하기 어렵겠지만, (사무친 순간에 관해) 한 번쯤은 써보시길 권해요. 기왕이면 공적인 글쓰기를 통해서요.”

유년의 기억, 사무친 순간, 꿈의 기록, 살아 있는 말. 네 가지는 제가 그동안 글을 써오면서 필요했던 글감이에요. 그중 유년의 기억은 나를 만든 ‘최초’에 관한 소재입니다. 아무리 사소해도 이상하게 선명히 남아 있는 기억이 있잖아요. 그게 어떤 영향을 미쳤든 지금의 나를 만들었을 테고요.

제가 에세이나 소설을 쓸 때 장면을 상상하며 쓴다고 했죠. 모든 글은 기억을 재구성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나를 나답게 만든 건 기억인 셈인데요. 나를 만든 기억의 처음, 그 장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내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처음’에 관한 걸 쓰지 않고 계속 묵히다 보면, 나중에라도 그 글을 쓰기 위해 주변을 계속 맴돌게 되거든요. 유년의 기억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

RBV 모델은 자원 기반 관점resource-based view을 뜻한다. 기업은 자원 집합체이며, 동적인 경쟁 환경에서 성과를 내려면 기업의 내부 자원과 능력이 중요하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을 제시한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피셔 경영대학원의 제이 바니 교수는 지속 가능한 경쟁 우위의 원천으로서, 잠재력을 갖기 위한 자원은 가치 있어야 하고valuable, 희귀해야 하고rare, 모방할 수 없어야 하며inimitable, 대체할 수 없어야 한다고non-substitutable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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