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투자가였던 피터 심스는 애플이나 아마존 같은 혁신 사례들을 연구한 끝에 이들이 공통적으로 취하는 한 가지 전략을 〈리틀 베츠 Little Bets〉라고 명명했다. 그에 따르면 놀라운 혁신은 처음부터 거대한 프로젝트로 시작된 경우는 별로 없고, 다만 여러 차례의 작은 시도를 하여 성공한 사례들이 대다수였다. 심리학자 존 크럼볼츠는 계획적 우발성 이론 planned happentance theory을 발표했는데, 그의 연구에 따르면 커리어의 80퍼센트 이상은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좌우한다. 즉 계획적으로 커리어를 만드는 대신 개방적인 자세로 이런저런 시도를 할 때 기회가 찾아온다. 이 두 가지 이론을 종합하면 커리어야말로 〈작은 실험〉에 딱 맞는 주제다.
가령 폴 고갱은 증권 회사를 다니던 30대 초반, 몇 번의 전시회를 열었고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35세의 매우 늦은 나이에도 전업 화가로 나설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당부 하나. 혹시라도 〈나를 찾기 위해 퇴사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커리어 탐색은 일과 직접적으로 부딪히며 자신을 발견해 가는 과정이다. 현장을 떠난 사색은 기쁨을 줄 순 있지만 통찰을 줄 수는 없다. 퇴사하여 무언가를 깨달았다고 해도 다시 현장에 돌아오면 전혀 생각지 못한 다른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번아웃으로 단지 쉬고 싶은 것이라면 온전히 쉬는 데 집중하는 게 낫다. 천직을 찾고 싶다면 일과 병행해야 한다. 책을 읽지 않는 작가가 없고 TV를 모니터링 하지 않는 방송인이 없듯이 인디 워커는 일을 하면서 잠재력을 실현한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질문-독서-만남-실험〉이라는 사이클에 자신을 대입해 보라. 내가 소홀히 여기고 있는 활동은 없는지, 단계를 뛰어넘고 성급히 진행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하면 점점 천직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사색 없는 실행은 위태롭고, 실행 없는 사색은 공허하다. 사색과 실험의 담금질을 거듭할 때 인디 워커로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박승오, 홍승완, 『인디 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