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 후광효과를 일으키는 신도의 모임을 구성하는 게 우리가 할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판매는 그다음이에요. 즉 층위가 있다는 거죠. 범주가 확장된다는 얘기입니다.
마블이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가 되는 것처럼요. 이것들이 다시 원용되어 팬아트가 나오면 그야말로 세계관에다 신도까지 확보한 엄청난 종교가 되는 것입니다. 과거 김용이 그랬고 톨킨이 그랬다면 이제는 웹소설이 세계관을 팔고 있습니다. 각자가 가상의 세계에 대한 신도를 모으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 세상에 원류란 없다는 게 앤드루 포터의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의 주장이기도 합니다. 문화는 계속 복제되기 때문에 원류란 게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자장면이 중국에 있나요? 있어요. 자지앙미엔이라 하는데, 맛은 한국과 다릅니다. 그런데 한국사람들은 자장면을 중국 음식으로 인식하죠. 중국사람들은 그걸 한국식이라고 하고요. 미국에서는 한국 식당에서 자장면을 팝니다. 이처럼 각자의 생각을 더해 끝도 없이 만드는 거지, 무언가를 원리주의적으로 보존해가는 게 아닙니다. 공감 포인트를 이해할 수 있으면 원류가 아니어도 활용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앤드루 포터는 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이긴다고 말합니다. 즉 진정성은 상대적이므로 몰입의 총량이 큰 사람이 이긴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에요. 결국 어떤 가치를 끝까지 추구하는, 하드코어한 쪽이 이기는 겁니다.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북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