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헤쳐나가려면 우리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지금 있는 곳을 알려면 지금까지의 모든 경험이 가급적 완전한 이야기 형태로 정리되어야 한다. 당신이 어느 길로 왔는지를 알지 못하면 여기가 어딘지 계산하기 어렵다.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우리의 궁극적 이상이 투영되어야 한다. 단순히 어떤 성취나 사랑, 부 또는 권력의 획득이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가 가려는 곳에는 행운의 결과가 나올 가능성을 높여주고 불운한 결과가 나올 가능성은 낮춰주는 성숙한 인격이 있어야 한다. 우리가 세계를 지도로 나타내는 까닭은 지금 있는 곳(A 지점)에서 가고 있는 곳(B 지점)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다. 우리는 그 지도를 길잡이 삼아 이동하는 길 위에서 성공과 장애물을 만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인생을 이야기로 여기고, 우리의 경험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달한다. 우리는 무의식적으로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자신의 무대가 펼쳐질 곳),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말한다. 그래야 목적지를 향해 가는 동안 튀어오르는 가능성으로부터 현실을 창조해낼 수 있다. 그런 설명은 일상과 동떨어져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한 사람의 인생을 그저 연속된 사건들로 묘사하지 않는다. 그 설명 안에는 더 깊은 뭔가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는 어떤 사람의 행동을 묘사할 때, 그들이 어떻게 지각하고 평가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지까지 묘사한다. 그렇게 해야 비로소 이야기가 펼쳐진다(그런 묘사를 잘할수록, 당신의 설명은 더 이야기처럼 들린다).
-조던 피터슨, 『질서 너머』, 김한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