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적 조직이 ‘모든 사람이 만족하는, 경쟁력 있는 조직’이라고 한다면, 절대 존재할 수 없다. 누군가에게 적합한 조직은 누군가에게는 악몽일 수도 있다. 사람은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조직은 혼자 달성하기 힘든 일을 함께 이루기 위해 필요한, 일종의 시스템이다. 크고 위대한 무언가를 지향할수록 좀 더 다양한 역량·경험, 역할·책임, 절차·구성 등을 요하고, 이를 조합할 때 이상적 장점만 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경쟁력 상실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도태된다.
이상적 조직은 없기에, 조직과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는 흔하게 발생한다. 조직도 나도 변하고 성장하기에, 지금 나에게 적합한 조직이 미래에는 아닐 수도 있다. 조직에 애정이 있다면 다름을 해소하도록 노력하되, 다음을 인식했으면 한다.
하나. 의견충돌은 사실 큰 문제가 아니다. 논쟁의 기준이 근본적으로 하나라는 점을, 공공의 선이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직에서의 논쟁 기준은 ‘조직 전체 그림에서, 장기적 관점에서 최선인가?’여야 한다.
둘. 전체 시스템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지고, 다양한 주체와 지속적으로 소통해야 한다. 특히 조직이 클수록 변화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 인식해야 한다. 국지적 이기심이나 단기적 대응만으로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셋. 조직의 문제와 사람의 문제를 분리해야 한다. 의외로 조직이 아니라, 특정 사람이 문제인 경우도 많다. 심지어 제도나 절차로 풀기 힘든 문제도 많다.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조직에 대한 불만이 있다면 본인에게 맞는 곳을 찾아야 한다. 평균 수명이 늘어나고, 사회와 기술의 변화가 빠르고, 글로벌 경쟁에 노출된 한국은 이제 평생 직장의 나라가 아니다. 조직과 내가 다르다면 과감히 떠날 수 있어야 한다.
-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