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는 왓챠 메이팅도 가능할 것 같아요. 좋아하는 장르가 똑같으니 당신과 당신은 딱 맞네, 이럴 수도 있다는 거죠. 내가 봤던 모든 흔적이 남고, 그 콘텐츠를 기반으로 추천리스트가 뜨기 때문에 오히려 메이팅의 확률은 결혼정보회사보다 왓챠나 넷플릭스가 더 높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기록으로 남습니다. 내 의지와 그 표상을 기록하는 것이죠. 따라서 나를 드러내는 기록은 주체가 나여야 합니다. ‘김 과장, 보고서 다 썼나?’ 해서 써내는 건 내 기록이 아니에요. 시켜서 하는 거니까요. 내 의미를 담으려면 내가 주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출발점을 찍고, 조금씩 확장해가고, 그것을 기반으로 수련하고, 결과에 대해 오롯이 책임지고, 내 이름이 쓰이게 될 때 나를 표현하는 기록으로서 의미를 가집니다. 만약 내 속에서 우러나서 썼다면 회사 보고서도 내 기록이 될 수 있겠죠. 이제는 스스로의 흔적을 남기고 성장의 기록을 채록하는 것이 곧 나의 프로파일이 될 것입니다. 그러니 여러분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첫째, 직접 하셔야 하고요. 둘째,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 성장 과정이 나의 자산으로 환금될 것입니다. 일종의 사회문화적 자본이니까요. 그리고 그게 나의 업이 될 테니까요.
-송길영, 『그냥 하지 말라』, 북스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