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는 사람들 앞에 설 때 나름의 각오가 필요했는데, 젊은 세대는 그런 각오마저 필요 없을 수도 있겠네요.
본인이 브랜드를 만들 수도 있어요. 브랜드의 컨설턴트를 할 수도 있고, 유튜버가 될 수도 있어요. 패션 에디터를 하면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어요. 1인 미디어의 홍수 시대이지만, 저는 패션 에디터는 계속 필요한 직업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수많은 미디어와 크리에이터들은 차별화가 필요해지고, 결국 컨설팅과 큐레이션이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포털이나 SNS 회사, 브랜드나 방송사에서 미디어 전문가, 다시 말해 에디터를 영입하고 있어요. 에디터는 매니저이자 크리에이터이자 오퍼레이터잖아요. 이런 일을 한 번에 겪을 수 있는 직업은 패션 에디터 말고는 없을 거예요.
〈보그 코리아〉 패션 에디터 홍국화는 현대 사회의 패션 에디터가 어떤 직업인지에 대해 아주 소상히 들려주었다. 직업에 대한 높은 몰입도와 프로의식, 뭔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만들어보고 싶어서 피로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는 패션보다 더 멋지다. 패션 콘텐츠 에디팅이라는 직업을 대하는 홍국화의 태도는 특정 직업을 넘어 지금 시대의 일이라는 게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한다. 특히 홍국화는 인터뷰가 끝나고 원고가 만들어진 후에도 본인이 원고를 거듭 확인하며 인터뷰 원고의 완성도를 높여주었다. 아울러 〈보그〉의 이름이 나온다는 이유로 직접 원고를 검토해주신 신광호 편집장께도 깊은 감사를 전한다.
-박찬용, 『잡지의 사생활』, 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