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초기에는 공동 창업자들만 해당 비전을 믿듯이, 기존 조직에 필요한 새로운 비전은 소수에게만 먼저 보인다. 변화가 필요한 시기라 하더라도 그 비전이 다수의 구성원에게는 보이지 않는다. 즉, 비전이 잘 뿌리내린 조직일수록 다수의 구성원이 해당 비전을 ‘공공의 선’이라 강하게 믿고 있을 것이기에, 비전을 변경하는 것 자체가 도전이 된다.
저물어가는 비전을 공고하게 믿고 있던 기존 회사를 버리고, 새로운 비전으로 회사를 새롭게 만드는 것이 더 쉬울 수도 있다. 비전, 미션, 핵심 가치 등이 명확하고, 이익을 잘 내며 지금 잘나가는 회사일수록 그 변화가 더욱 어렵다.
그렇다. 비전을 창조하는 것보다 비전을 변경하는 것이 더 어려운 일이다. 창업가가 비전을 몇 년 만에 바꾸는 경우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비전을 재고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확고한 비전의 소중함을 이해하면서도, 비전 따위는 변경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렇다면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단 하나만 꼽으라면, 고객 우선 가치다. 세상에 수많은 조직이 있지만 고객이 없는 조직은 존재 가치가 없다. 그렇기에 경영자는 비전, 미션, 핵심 가치 등보다 시장과 고객을 우선시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조직은 고객과 시장에 맞춰 변화를 멈추지 말아야 하며, 조직의 큰 변화는 비전의 변경에서부터 시작될 수도 있다.
-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