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트맨인데 고독하지 않다는 것은, 어쩌면 권한과 보상을 누리면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일지도 모른다. 조직 내에서 고독을 느끼지 못한다면,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이 그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일 수 있다.
그렇다. 의사결정은 라스트맨이 짊어져야 할 숙명이며, 그 과정은 고독하다.
투자를 할 때 창업자가 유념할 것은 “모든 사람을 잠시 속이거나 몇몇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는 격언이다. 투자는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이는 행위’처럼 보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속이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 있다. 심지어 창업자 스스로 자기합리화를 하기 쉽다.
하지만 투자를 받은 사실과 투자 이후의 과정과 결과는 계속 남는다. 트랙 레코드는 쌓여간다. 평판은 쌓여간다. 평판 때문에 재도전이 힘들 수도 있으며, 무엇보다 자기합리화는 창업자 스스로를 피폐하게 만든다.
투자는 믿음과 신뢰에 관한 행위이며, 함께 협업하는 사회에서의 평판과 이력을 쌓아가는 행위다. 투명한 대화, 일관된 행동, 믿음과 신뢰, 상호 존중 등이 계약서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