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 Nachtwacht(1642)
지난번 암스테르담으로 여행을 갔을 때 들른 라이크스 박물관에서 오후 내내 베르메르와 렘브란트의 작품을 감상한 적이 있다. 렘브란트의 <야경>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네덜란드의 다른 화가처럼 그 역시 부유한 후원자들의 부탁으로 이 그림을 그렸다. 시민군의 영화를 증명하듯 우아하게 차려입은 열 몇 명의 사람들이 후원금의 액수와 사회적인 지위에 따라 그림 속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네덜란드 경제 황금기를 이끌던 유명인사들이 캔버스를 통해서 불멸을 꿈꿨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 중 내가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그저 한 화가의 걸작에 등장하는 소재일 뿐이었다. 지금 내게 의미가 있는 단 한 사람은, 후세까지 명성이 전달된 가난한 화가, 렘브란트뿐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와 명예,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오늘날, <야경>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자. 몇 백 년이 지나면 오늘날 잘나가고 있는 거물들 역시 기껏해야 캔버스 속의 배경으로 전락할 뿐이다.
그 작품을 감상하고 있으니 몇 년 전 신문 헤드라인의 ’미국 최대 갑부, 샘 월튼 눈을 감다’라는 내용이 떠올랐다. 결국 그는 갑부를 기록하는 줄에 최근 이름을 올린 사람에 불과한 것일 뿐, 존 메이너스 케인스의 말처럼, 결국 우리 모두는 죽는다.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뿐이다.
-랜디 코미사, 『승려와 수수께끼』, 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