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고, 그 생각으로 새로운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라면, 당신의 경험과 관觀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하루키의 이론을 빌리자면, 그 경험과 관이 곧 당신의 창작물(또는 생각의 결과물)이 되니까요. 말하자면, 당신을 깎아 또 다른 당신을 세우는 겁니다. 그러니 경험의 폭은 넓을수록 좋고, 생각은 깊을수록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세상을 바라보는 당신의 관인데요.
‘나는 미디어가 될 만큼 거창한 위치에 있지 않으니까, 나와는 상관없는 얘기’라고 생각하시나요? 어떤 형식으로든 자신의 생각을 외부에 발신하는 사람이라면, 그가 바로 미디어입니다. 요즘 같은 SNS의 시대엔 더더욱 그러하죠. 만화를 그리든, 책을 만들든, 블로그를 운영하든, 카피를 쓰든, 디자인을 하든, 필름을 찍든, 마케팅을 하든, 앱을 만들든, 당신은 하나의 미디어입니다.
당신이 당신의 힘을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당신의 생각과 경험과 가치관이 곧 메시지가 될 수 있음을, 하루키의 굴튀김이 온몸으로 가르쳐주고 있으니까요.
-유병욱, 『생각의 기쁨』, 북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