펍지 초기, 김창한이 “바람이 부는데, 그 끝이 어딘지 모르겠습니다”라는 표현을 한 적이 있다. 인생을 살아가며 바람을 느끼고 인식하는 순간은 정말 드물다. 바람이 불어도 대부분 바람인지 모른다. 바람이라 인식해도 평소처럼 살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렇다. 평생 세 번만 온다는 바람을 놓친 것이다.
김창한은 그 발언을 한 이후, 한동안 정말 미친 사람처럼 지냈다. 내일 망할 것처럼 행동하다가, 어떨 때는 세상을 정복한 것처럼 보였다. 나도 협업의 속도와 감정을 맞추기가 힘들 정도였으니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오죽했을까.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사람들은, 한때 미친 사람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최초가 된다는 것은, 당연히 누군가 또는 어떤 조직의 지대한 도전과 노력의 결과겠지만, 어쩌면 바람처럼 우연히 시작될 수도 있다. 비범한 성공을 위해서는 그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바람을 일으킨 노력과 조직, 아니 그 이상을 바쳐야 할 수도 있다.
최초라는 것은 관습, 기존 질서, 기존 조직과의 투쟁이다. 최초이기 때문에 수많은 대중의 기존 믿음과 싸워야 한다. 기득권이 만들어둔 질서를 흔들 수밖에 없다. 평범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수많은 구성원을 독려하고, 필요하면 조직 구성원을 전폭적으로 물갈이해야만 한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현실적 타협과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경영은 사람이라는 핵심 요소를 포함한 다양한 요소들의 저글링이기에, 실행에 정답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열심이나 신뢰는 기본이지 장점이 아닙니다.
-이기문, 『크래프톤 웨이』, 김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