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미루기는 약점이다’라는 통설에 반박하는 과학적 실험도 있다.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애덤 그랜트 교수의 연구팀은 주어진 과제가 무엇인지 아는 상태에서 의도적으로 할 일을 미뤘을 때 실험 대상자들이 더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다는 것을 확인했다.
만약 이들이 자신의 약점을 고치려고 죽기 살기로 노력하고, 마음에 드는 아이디어가 나오기를 기다리기보다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기한 전에 미리 완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면 지금 같은 명작을 만들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들은 자신의 약점을 버리지 않고 이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찾은 사람들이다.
2008년 마크 저커버그에게 스카우트된 후에는, 그녀는 명확한 수익모델이 없었던 페이스북에서 콘텐츠 속에 자연스레 스며드는 광고 기반의 수익모델을 만들어 2010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흑자 전환을 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치열한 경쟁과 남성 중심의 분위기가 강한 실리콘밸리 IT 스타트업 업계에서 엄청난 업적을 이룬 그녀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 중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잘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강점 기반의 회사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직원들이 본래부터 갖고 있는 강점에 집중하고, 사람에 맞춰서 업무를 설계하지 일에 사람을 맞추려 하지 않습니다.”
반면 사회에서는 어떨까?
사회는 학교와는 다른 규칙이 적용된다. 단순히 얼마나 높은 점수를 받았는가로 개인의 가치를 평가하지는 않는다. 그보다는 어떤 ‘교환 가치’를 갖고 있느냐로 평가된다.
즉, 누군가 나에게 돈을 주고 내 능력, 지식, 서비스 등을 활용할 때, 희소성이나 공급 대비 수요가 높을수록 그 대가는 커진다. 다시 말하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혹은 ‘많은 사람을 필요로 하지만 인력이 부족한 경우’ 나의 가치는 높아진다.
결론은 사회에서 요구하는 경쟁력, 차별성, 창의력은 각자만의 ‘자기다움’, 즉 ‘다름’에서 나오는 것이지 누가 더 열심히 하느냐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의 가치는 낮을 수밖에 없다.
-박승오, 홍승완, 『인디 워커, 이제 나를 위해 일합니다』, 열린책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