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 포함해 어느 집단에서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아무도 하지 않는 유용한 일을 찾아서 하라. 동료들보다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라(하지만 당신의 삶을 망가뜨리지는 마라).1 위험할 정도로 무질서하다면 체계를 세워라. 근무 시간에 일하는 척하는 대신 제대로 일하라. 마지막으로, 업계 또는 경쟁사들에 관해 더 많이 공부하라. 그러면 당신은 매우 가치 있는 사람, 핵심 인물이 될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당신의 진가를 알아보고 인정하기 시작할 것이다.
삶을 가장 든든하게 지탱해주는 의미는 책임을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특별히 불운하지 않다면 사람은 자기가 성취한 것을 되돌아보면서 이렇게 생각한다. “그래, 난 그 일을 해냈어. 정말 유익한 일이었지. 쉽진 않았지만 해낼 가치가 있었어.” 일의 가치와 그 난이도에 상호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생소하고 기이해 보인다면, 다음 대화를 생각해보자. “당신은 어려운 일을 원하나요?” “아니요, 쉬운 일을 원합니다.” “당신의 경험에 비춰볼 때 쉬운 일을 하는 게 가치가 있을까요?” “글쎄요, 대개는 그렇지 않겠지요.” “그렇다면 실제로 당신이 원하는 건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나는 다음 문장에 존재의 이유가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어렵다는 건 필요하다는 뜻이다.
독신자 파티에서 최연장자가 되는 건 절대 좋은 일이 아니다. 그런 입장이 되면 자포자기의 심정을 멋진 반골 기질로 위장하고 신경질적인 초연함과 오만을 드러내기도 한다. 거기에는 네버랜드 같은 데가 있다. 마찬가지로 목표는 없고 재능만 있는 스물다섯 살 젊은이의 매력적인 잠재성은 서른 살에는 절망적이고 애처로워 보이고, 마흔 살이 되면 완전히 만료된다. 여러분은 자신의 다층적인 잠재성을 희생해 실질적인 알맹이를 확보해야 한다. 목표를 세워라. 자신을 단련하라. 그러지 않으면 비참한 결과를 맞이한다. 과연 어떤 결과일까? 고통으로 가득하고 의미는 전혀 없는 삶이다. 거기에 지옥보다 더 좋은 표현은 없다.
다시 말해 책임을 질 마음은 없고, 순간적이고 충동적인 쾌락에만 집중하고 싶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회피가 성공하리라 믿는다면, 당신은 존재의 깊은 차원에서 스스로를 속이는 셈이다. 당신의 현명하고 오래된 부분, 당신의 생존을 진지하게 걱정하는 그 부분은 쉽게 속거나 밀려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찌 됐든 사소한 목표를 정하고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 얄팍한 전략을 세웠다면, 당신은 별로 만족스럽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당신에게 그 일은 별로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당신의 관심이 충분히 우러나오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마땅히 추구해야 할 목표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당신에게 죄책감과 부끄러움, 초라함을 한꺼번에 안겨줄 것이다.
-조던 피터슨, 『질서 너머』, 김한영 옮김,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