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순식간에 배운 것들을 순식간에 잃어버리는 일을 반복하다 보니 명백한 진실 하나가 남았습니다. ‘빨리 배운 것은 빨리 사라진다.’ 시간을 들여 오래 고민했던 것들, 몇 달을 끌어안고 살았던 생각들, 그저 좋아서 빠져들고 다듬고 연마했던 것들은 결국 나를 이루는 결정적인 무언가가 됩니다. 하지만 테스트의 순간을 통과하기 위해 ‘단기간에 완성’한 것들은, 잠시 나를 멋져 보이게 만들어줄 순 있었으나 단기간에 사라지더군요. 기교는 결코 시간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합니다.
-유병욱, 『생각의 기쁨』, 북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