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사업이 가진 문제점은 단순한 이윤의 부족만이 아니다. 다시 한 번 우리가 마운틴뷰에서 식당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고 상상해보자. 우리는 수십 곳의 경쟁자들과 무엇 하나 다를 게 없으므로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싸워야 한다. 이윤을 적게 남기고 저렴한 음식을 제공한다면 직원들에게는 최소한의 임금밖에 지불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줄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줄여야 할 것이다. 작은 식당에 가보면 할머니가 카운터를 보고, 주방에서는 아이들이 설거지를 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최고의 식당들이라고 해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 곳에서는 미셸린의 별점처럼 각종 감상평과 평가 점수 시스템들이 치열한 경쟁 문화를 조성해 셰프들을 미치게 만든다(미셸린의 별점 3개를 받았던 프랑스 식당의 셰프 버나드 루소는 “별이 하나 줄어들면 자살해버릴 거야”라고 말했다고 한다. 미셸린은 평가 점수를 바꾸지 않았지만, 어쨌거나 루소는 유명한 프랑스 식당 안내책자가 자신의 레스토랑 등급을 낮추었던 2003년 자살했다). 경쟁적 생태계는 사람들을 가차 없이 잔인하게 만들거나 심지어 죽음으로 몰아넣는다.
그것은 경쟁이 단순히 경제학적 개념이나 개인 또는 기업이 시장에서 겪어내야 하는 불편함이 아니라 하나의 강박관념, 즉 이데올로기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침투해 있는 이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사고를 왜곡하고 있다. 우리는 경쟁을 설파하고, 경쟁은 필요한 것이라고 뼛속 깊이 새기며, 경쟁이 요구하는 것들을 실천한다. 그리고 그 결과로 경쟁 속에 갇힌다. 경쟁을 더 많이 할수록 우리가 얻는 것은 오히려 줄어든다.
-피터 틸, 블레이크 매스터스, 『제로 투 원』, 이지연 옮김,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